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이러한 시대적·학문적 요청의 구체적 응답이다. 한국동서철학회는 2025년 5월 전북대학교에서 “세계철학사, 어떻게 옮기고 어떻게 쓸 것인가?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 이 자리에서 발표된 글들을 엄선하여 본서 『세계철학사: 사유 번역과 서사 창조』로 엮었다. 책에는 이승종 교수의 기조 강연을 비롯하여 서상복, 황설중, 손영창, 송석랑, 조성환 교수의 주제 발표와 김요한, 한대성, 서대원, 안규식 교수의 자유 발표가 포함되어 있다. 모든 원고는 발표 당시의 본뜻을 최대한 보존하며 수록되어, 당시의 학술장 분위기와 역동성을 충실히 재현하고자 하였다.
아직 국내 학계에서는 세계철학사 집필이라는 과업이 체계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그러나 21세기 한국철학계의 절실한 과제는 한국 사유의 철학적 정체성을 보편적 차원에 천착하고, 이를 세계철학사의 지평 위에 확고히 세우는 데 있다. 이번 학술대회와 본서는 그러한 문제의식을 선도적으로 제기한 최초의 시도로서, 그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본서는 한국 철학계가 어떠한 지적 자세와 학문적 태도로 세계철학사 집필이라는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철학사의 지평─배경과 기초 성찰”이고, 제2부는 “사유의 번역─철학적 아이디어의 전이와 재창조”이며, 제3부는 “서사의 창조─철학사의 재구성과 현대적 서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