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포스트휴먼 시대를 단순히 기술 발전의 결과나 막연한 미래의 예측으로 보지 않고, ‘이미 도래한 미래’라는 문제 설정을 통해 현재 우리의 삶과 존재 조건을 근본적으로 성찰한다. 특히, ‘인간’이라는 개념이 더는 보편적이고 자명한 것이 아니라, 근대적 이데올로기가 구축한 하나의 신화였음을 비판적으로 해체하며, 휴머니즘 내부의 균열에서부터 포스트휴머니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또한 이 책은 기술이 인간의 윤리적 지형을 변화시키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 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맥락에서 윤리의 장소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기술을 제거하거나 거부하는 대신, 기술과 공존하며 책임 있는 윤리적 실천을 모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현실 인식을 제시한다.
이처럼 이 책은 포스트휴먼 담론을 사유의 새로운 조건으로 제시하며, 단일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다시 묻기’의 과정을 통해 인간과 기술, 그리고 세계의 복합적 지형을 탐색하는 사유의 여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술적, 철학적 기여도가 높다. 궁극적으로 인간이라는 이름 아래 은폐되어 온 특권과 위계를 걷어내고, 새로운 존재 양식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윤리적, 철학적 개입을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