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콘크리트 틈에 자란 풀, 공원의 관목 사이에 깃드는 새, 담장 위를 배회하는 고양이를 통해 지금, 여기의 도시를 다시 읽고자 한다. 도시는 오랫동안 ‘사람이 많은 곳’ 또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설명되곤 했다. 그러나 도시에는 그러한 정의가 무색하도록 다양한 비인간 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때로는 인간의 눈을 피해, 때로는 인간과 적극 교류하며 도시 곳곳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도시/자연의 구분과 대립을 넘어 인간과 비인간이 뒤얽힌 장면들에 주목한다.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에게 적응하고 때로는 서로의 삶에 개입하는 모습들을 조명한다.
이를 위해 비인간 생물들을 주시해온 여러 필자들을 한 지면에 모시고자 한다. 비둘기, 수달, 쥐, 박쥐, 고양이, 가로수, 정원, 지의류, 잡초, 매미, 지렁이, 균, 벌레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도시 경관을 이루어 온 여러 존재들을 한 지면에 다룸으로써 현장을 모으고 시야를 넓히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일상의 발견부터 탐구와 실천의 현장까지 다양한 곳, 다양한 활약들을 초대한다. 책을 통해 (비록 우리는 인간이지만) 가름을 넘어 사이를 모색하는 필자로서 생각의 전이 지대를 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기도 모르는 새 도깨비바늘을 매달고 뛰는 동물처럼, 이 책이 예상치 못한 뿌림과 싹틈을 일으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