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프랑스의 독보적인 철학자이자 음악학자
장켈레비치의 음악 에세이 국내 첫 출간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는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철학자다. 20세기 프랑스 사상은 마르크스주의와 구조주의라는 두 가지 큰 흐름 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채 ‘말할 수 없는 것’과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의 형이상학, 인의(人義)의 도덕, ‘말로 할 수 없는 것’의 미학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했다. 그래서 장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에마뉘엘 레비나스 등 당대 스타 철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평생 ‘시간성’, ‘아이러니’, ‘윤리’, ‘죽음’, ‘용서’와 같은 주제를 탐구하면서 40여 권의 걸작을 남겼다.
살아생전에 장켈레비치는 밖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어느 주의에도 속하지 않고, 어떤 종교도 갖지 않았다. 그러나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추모하고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나치 치하에서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하며 독일어로 쓰인 그 어떤 것도 읽지 않았고 독일 음악 역시 멀리했다고 한다. 그가 떠난 지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프랑스 대형 서점의 가장 잘 띄는 자리에 그의 책이 진열될 만큼 프랑스에서 영향력 있는 철학자로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그의 저서가 서너 권 출간되었다. 그러나 음악 관련 에세이는 아직 국내에 소개된 바 없다.
장켈레비치는 음악 애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인생 절반을 철학에, 나머지 절반을 음악에 바쳤다고 할 만큼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가 음악과 음악가에 관해 쓴 10여 권의 책은 기존 철학자들과는 다른 그만의 독특한 면모를 보여준다. 2025년 12월 포노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이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장켈레비치의 첫 음악책이다.
“장켈레비치의 음악 이야기는 아무 예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가 예술 전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다. 이는 중요한 지점이다. 그는 모든 예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무척 경계했다. 《음악과 말로 할 수 없는 것》은 음악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매우 특수한 문집(文集)이고, 그의 주장과 성찰에서 피아노는 아주 결정적 위치를 차지한다.
음악은 언어가 아닌데, 이는 음악의 위상이 말에 종속되지 않는 동시에 표현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장켈레비치의 재능은 음악과 말 사이 어디에도 기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음악은 표현의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표현적이지 않다.”
-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프랑스 퀼튀르(France Culture)’에서 푸아티에대학교 철학과 교수 ‘필리프 그로소(Philippe Grosos)’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는 탁월하고 흥미로운 철학자이자 대단히 박식한 음악 애호가였다. 이 책에서 그는 ‘말로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말할 수 없는 것’, ‘표현할 수 있는 것’과 ‘표현할 수 없는 것’까지 좀체 접근하지 않는 개념을 눈부실 정도로 훌륭하게 다룬다. 이 책을 읽을 때 마주하는 어려움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글쓰기의 ‘조형적’ 아름다움 혹은 시적 차원에 주목하자. 이 글을 읽으면 단번에 ‘매혹당한다.’ 우리는 금세 이 ‘매력’에 굴복할 것이다.?
- ‘아마존 프랑스’에서 독자 ‘피에피에르(Pie-pierre)’
“장켈레비치는 음악철학 분야에서 중요한 저서일 뿐 아니라 매우 문학적인 저서를 남겼다. 분명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이 책의 ‘매력’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어떤 것이기도 하다. 이 독특한 저서에 주목해야 할 점은 여럿 있다. 그중 철학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음악적 예시의 매우 극단적인 주관성과 각 장(章)의 낯선 배치는 간혹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엄청난 문학적 자질과 프랑스어의 구사, 각 장마다 담긴 음악에 대한 사랑은 전적으로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 프랑스 문화 비평 웹사이트 ‘상스크리티크(SensCritique)’에서 회원 ‘아도바르뷔(Adobarb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