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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맥에 뜨는 일곱 개의 달
글쓴이
김용미 저
출판사
천년의시작
출판일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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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용미

“꽃”이라 이름하고 “달”이라 불러 보고 “밥”이라 소리 내 보는 것, 우리말에 깃든 절묘한 기운이 타국에서의 긴 시간을 견디게 했다. 개밥바라기처럼 외로운 시간도, 가슴 속이 물기 하나 없이 버석거릴 때도, 혼돈과 좌초로 함몰되던 시간도 모국어가 나를 다독였다. 도리질 치며 딴청 부리는 내 어린것들에게도 그 모국어의 젖줄을 물려주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다. 마침내 꽃과 달과 밥이 그들과 진정한 소통을 시작했을 즈음, 우리 집 지붕 위에는 여러 개의 달이 뜨기 시작했다.

이국의 바람막이 나뭇가지 위로 이사 온 달, 허드슨강에 빠지며 따라오던 달, 할렘의 밤거리를 지키던 달, 자작나무 숲에 숨어 있던 달, 포토맥 강변 세탁소를 비추던 달, 추운 겨울 굴뚝 위에 앉아 있던 달, 공원묘지 가난한 이들의 무덤에 노란 담요를 덮어 주고 달려오는 달까지, 우리 집 지붕 위에는 일곱 개의 달이 뜬다.

1959년 충남 부여 출생. 1982년 대학 졸업. 1986년 도미. 1992년 뉴욕문학으로 등단. 2009년 경희해외문학상 수상. 2010년 윤동주해외문학상 수상.

책 소개

분야에세이
김용미 수필가의 첫 산문집 『포토맥에 뜨는 일곱 개의 달』이 출간되었다. 시인은 충남 부여 출생으로 1986년에 도미했다. 1992년 『뉴욕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2009년 경희해외문학상, 2010년 윤동주해외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용미 작가의 수필은 한국 문학사에서 디아스포라 문학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며 그 지평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40여 년간 미국에 거주하며 한국어로 글을 쓰는 그의 행위 자체는 이민이라는 물리적, 문화적 경계를 넘어선 문학적 실천이다. 작가의 오랜 해외 생활은 단순한 '신변잡기'적 소재를 넘어선 이민 문학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타지에서 모국을 조망함으로써 고국에 대한 더욱 깊은 향수와 객관적인 성찰을 동시에 가능케 한다. 이는 이민자로서 겪는 '탈조국'의 경험이 지닌 특유의 서정성을 문학적 감동으로 승화시키며, 몽골, 과테말라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민자들의 삶과 그들의 모국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으로 이어져 보편적인 사랑의 정신을 구현한다.

김용미 수필의 가장 큰 미학적 성취는 '시간의 미학'을 통해 디아스포라적 상실감과 기억을 탁월하게 형상화한다는 점이다. 고국과의 물리적 단절에서 오는 '공간적 상처'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라는 '시간적 상처'는 디아스포라 작가에게 내재된 만성적 고통으로 발현될 수 있다. 작가는 이를 문학적 재생력을 통해 극복하며, 과거를 현재처럼 생생하게 재현하는 치열한 기억력을 선보인다. 「그해 겨울, 첫 번째 이야기」와 같이 과거의 한 장면을 오감으로 재현하는 서사는 독자에게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디아스포라적 상처의 문학적 치유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는 흑백처럼 희미해진 개인의 추억을 다시금 선명한 색채로 복원하며 보편적인 힐링의 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김용미 수필은 디아스포라 문학에서 정체성 보존의 핵심 매개체인 모국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실천 의지를 보여준다. 현대 한국 문학에서 언어의 오염과 남용이 만연한 세태 속에서, 그의 작품은 '작두샘', '솔잎 모갱이' 등 사라져가는 순우리말과 옛 표현들을 섬세하게 복원함으로써 언어의 청정성을 회복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언어를 되살리는 것을 넘어, 디아스포라의 환경에서 모국어 사용의 의미와 가치를 끊임없이 되묻고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자 하는 작가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언어는 곧 문화이자 정체성의 근간이므로, 「똥강아지가 보낸 편지」에서와 같이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은 디아스포라 작가로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그의 사명 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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