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으면 어제 걸었던 길을 다시 걸어라”
산책하고 관찰하며 깨닫는 사유의 아름다움
걷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두 다리가 있다면 걸을 수 있지만, 걷기란 단순히 이곳에서 저곳으로 물리적 공간을 옮기는 행위만은 아니다. 생소한 두 사람이 함께 걷다가 친밀함과 호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산책을 통한 명상으로 해답을 얻는 경우도 흔하다. 그리하여 불가에서는 걷는다는 행위를 수행의 한 방법으로 보기도 한다.
예로부터 문인들은 걷기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었다. 철학자 니체는 ‘진정으로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시인 랭보도 광적으로 걷기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했으며, 루소는 ‘걷기를 멈추면 생각도 함께 정지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박태원 역시 걷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로 한국 소설계에 한 획을 그었다.
《관찰의 인문학》에서 말하는 걷기란 곧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맨해튼의 활기 넘치는 생활방식에 매료된 저자는, 평범한 동네 길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걸으며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주목해보기로 한다. 저자는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스스로를 선정하고 혼자 걷기에 나선다. 충분히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다고 생각했지만, 11명의 ‘관찰전문가’들과 함께 걷고 난 후에야 자신이 거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질학자, 일러스트레이터, 의사, 시각장애인, 아기, 음향 엔지니어, 곤충박사, 타이포그라퍼,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반려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