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란 무엇인가
혼자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품어야 하는 ‘외로움의 본질’ 그 자체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우리는 타인과 끊임없이 연결되길 갈망한다. 그러나 관계의 틈새마다 어김없이 스며드는 공허함은 우리가 누구를 만나도 완벽히 채워질 수 없는 존재임을 증명한다. 혼자라는 사실과 외로움은 우리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기본값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러한 사실을 잊고, 타인과 세상 속에 몸과 마음을 기대어 본질을 외면하려 애쓴다. 진정한 의미의 ‘혼자’는 도망치기를 멈추고 외로움의 본질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용기를 뜻한다. 텅 빈 여백 속에서 비로소 선명해지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가장 능동적인 행위다.
소란스럽지 않은 자리에서 나 자신과 깊이 있는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적막한 시간 속에서 혼자 있는 나를 단단하게 빚어내고, 쓸쓸함을 거름 삼아 내면을 가꾸는 힘. 외로움 한복판에서 쓰러지지 않고 나다운 꽃을 온전하게 피워내는 태도. 혼자 있는 시간은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축복된 시간이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라는 껍질을 벗고,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혼자란, 외로움이라는 삶의 본질을 긍정하며 스스로 완전해지는 법을 배우는 아름다운 성장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정은혜)
상자 속 혼자에게 다가서자마자 시간이 멈춰버렸다. 그런 영원은 반갑지 않았다. 눈을 감고 달리다 투명한 벽에 부딪혔다. 엎어지고 고꾸라졌다. 아무리 밀쳐내도 다시 나타나는 환영. 내치듯 껴안듯 그렇게 상자 속을 헤매다 어느 순간이었을까. 그곳을 뚫고 밖으로 나왔다. 수많은 시간들이 밀려왔다. ‘혼자’였지만 이전과 달랐다. 오늘에게 묻는다. 짙은 마음의 동요 속에서 그래도 어떤 반짝임, 잿빛 같은 희망이 실낱같이 살아는 있냐고.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단단하고 아름다운 혼자가 되어가는 중이냐고. 나는 이 ‘혼자’로 끝끝내 나답게 살아갈 것이니까. (정아름)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 인생은 가짜의 인생이다. 자신과 만나는 시간도 없이 남과의 시간으로 보내는 사람은 훗날 공허한 마음만 남는다. 유한한 인생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는 건 혼자의 시간, 혼자만이 가능하다. (천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