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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
글쓴이
슬라보예 지젝 저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15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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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슬라보예 지젝

오늘날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이자 ‘동유럽의 기적’이라 불리는 세계적 석학.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태어나 류블랴나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파리8대학교에서 정신분석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컬럼비아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파리8대학교, 런던대학교 등 대서양을 넘나들며 세계 주요 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냐대학교 사회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 버크벡연구소 인류학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1989년 국제적 명성을 안긴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을 세상에 내놓은 이후, 급진적 정치이론, 정신분석학, 현대철학에서의 독창적 통찰을 바탕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대중문화를 자유롭게 꿰어내며 전방위적 지평의 사유를 전개하는 독보적인 철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저서로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새로운 계급투쟁』 등이 있고, 공저로 『거대한 후퇴』, 『지속 가능한 미래』, 『나의 타자』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샤를리 에브도 사건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2015년 1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주지하다시피 이슬람 근본주의의 성향을 지닌 두 형제 테러리스트가 풍자 주간신문인 샤를리 에브도 사에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했다. 총격 끝에 열두 명이 숨졌다. 이 경악스러운 테러는 언뜻 샤를리 에브도에 실린 만평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샤를리 에브도는 이미 여러 번 이슬람을 풍자하는 만평을 실었고, 그 때문에 폭탄 테러나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 사건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을 풍자하는 만평 게재를 중단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분노가 극단적인 테러로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정말 그럴까? 지젝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더 사고해야 한다. (…) 이 사건을 감싸는 큰 흐름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샤를리 에브도 사건을 감싼 큰 흐름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더 사고해야 하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을 풍자하는 만평을 실었다. 그렇지만 그러한 만평이 테러나 방화 사건을 불러왔을 때 잠깐 잘 팔렸을 뿐 늘 적자에 시달리던 인기 없는 신문이었다. 그렇다면 질문. 어째서 두 형제는 이런 한물간 신문에 실린 만평에 ‘분노’를 느꼈을까? 진정한 근본주의자에게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특징들이 그들에게는 유독 보이지 않는다. 진짜 근본주의자에게는 시기도 원한도 없다. 그는 불신자가 사는 방식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질문을 바꾸자. 어째서 두 형제는 이런 한물간 신문에 실린 만평에 ‘위협’을 느꼈을까? 어째서 그들은 불신자에게 ‘위협’을 느꼈을까?

지젝은 이미 [예수는 괴물이다]나 [죽은 신을 위하여]에서 기독교를 분해하고 비판했다. 이 책은 대상을 이슬람교로 바꾸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이다. 그는 묻는다. 혹시 테러리스트가 보이는 저 열정은 오히려 그에게 진짜 확신이 없음을 증거하는 게 아닐까? 얼마나 믿음이 연약했기에 풍자 주간지에 실린 한심한 만화를 보고 위협을 느꼈겠는가! 말하자면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휘두른 폭력은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확신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이미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 우리가 세운 기준을 슬그머니 이용해 자신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겠다. 많은 이가 테러에 맞서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를 외치면서 자유롭게 말할 자유를 옹호했지만,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사이에 대립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의 대립은 결국 가짜 대립이며, 두 세력은 상대를 전제하면서 서로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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