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셧다운으로 삶이 멈춘 순간,
작고 연약한 새끼 산토끼를 만났다
최근 50년간 전세계 야생동물 개체수의 평균 73%가 감소했다. 인간 활동으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가 극심해진 탓이다. ‘인류세’라는 용어가 진지하게 논의될 정도로 인간이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지질학적 규모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실제 자연 생태계가 어떻게 병들어가고 있는지 잘 모르거나 큰 관심이 없다. 전세계 인구의 과반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고(한국은 90% 이상), 현대 도시의 삶이란 도시 밖 생태계에 관심을 갖기 어려울 만큼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산토끼 키우기』의 저자 클로이 달튼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영국에서 정치 고문, 외교 정책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해온 저자에게 국경을 넘나드는 출장과 잦은 회의, 눈앞의 업무에 매진하는 일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삶의 양식이었을 것이다. 정치와 외교 등 지극히 인간적인 일에 집중하느라 반려동물을 키우기는커녕 자기 자신의 일상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던 삶. 뜻밖의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더라면 워커홀릭인 저자가 도시 밖의 생태계에 관심을 두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