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창피해서 고개를 돌린 채 길을 피해가게 된다. 하지만 장롱 안에 멀쩡한 코트는 남들이 입지 않아서, 소위 ‘유행’이 지나서 입지 못한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다’고 외치며 개성을 중시한다. 하지만 연예인이 바르고 나온 립스틱에 반해서 백화점으로 달려갔더니 이미 다른 사람들이 싹 쓸어가 품절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상해한다.
남들과 다르고 싶지만 다른 사람이 다 하고 있는 것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우리는 이처럼 양가감정을 갖고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개인이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으면서도 모방이라는 ‘본능’이 인류의 유전자에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모방사회》는 인간의 본능인 모방의 탄생과, 모방이 어떻게 집단행동을 만들어내는지 그 비밀을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보는 책이다.
특히 인류학자인 저자들(저자 세 명 가운데 둘)은 인간문명 발전의 해답을 모방에서 찾기도 한다. 문명의 기원은 똑똑한 사람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두뇌에 각각 다른 지식들이 담겨 있고 저마다 커뮤니케이션과 모방을 통해서 연결된 다른 사람의 두뇌에 저장된 지식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집단일수록 더 많은 지식을 저장할 수 있다는 원리다. 지식이 저장되고 전달되는 방법이 바로 ‘모방’인데, 이 비밀을 밝혀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면, 여론 형성, 비즈니스의 성공은 더 이상 꿈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