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저는 옆집 사는 영훈이라고 해요.
우리 친구 할래요?
영훈이네 옆집으로 누가 이사를 왔습니다. 엄마한테 물어보니 혼자 사는 할아버지래요. 호기심 많은 영훈이는 담구멍에 눈을 갖다 대고 옆집 할아버지를 몰래 살펴봅니다. 오 백원짜리 크기만 한 담구멍이라도 눈만 갖다 대면 안 보이는 게 없거든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도통 밖으로 나오지 않고, 마루에 멍하니 앉아 허공을 바라보기도 하고 마당에 고개를 떨군 채 가만히 서 있기도 합니다. 영훈이는 혼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우울증이나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을 떠올립니다. 영훈이가 담구멍으로 옆집 할아버지를 살펴보는 건 할아버지가 걱정되어서만은 아닙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자랑하는 친구들이 늘 부러웠거든요. 그러다가 영훈이는 옆집 할아버지와 친구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종이비행기에 편지를 써서 옆집 마당으로 날려 보내는데, 과연 영훈이는 옆집 할아버지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