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권의 시집을 통해 내밀한 아픔을 웅숭깊은 서정의 아름다움으로 끌어안는 ‘처연과 연민의 미학’을 보여준 고영 시인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농촌여성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이 책에서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101편의 시를 소개하며, 시와 삶이 만나는 지점에서 촉발하는 번뜩임을 특유의 재치와 깊은 사유로 풀어낸다. 난해하거나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딱딱한 시가 아니라 삶의 진실과 맞닿은 좋은 시편들, 거기에 서정의 결이 물씬 느껴지는 시인의 산문이 만난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때로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때로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들며 힘들고 지친 일상을 환기한다. “기억에도 정류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 때나 타고 내릴 수 있게……”라는 시인의 말처럼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기억에 머물 만한 시들과 또 한 편의 시에 다름 아닌 시인의 산문은 우리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는 감수성의 뇌관을 건드린다. 『분명 내 것이었으나 내 것이 아니었던』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와 삶의 진실을 시적인 산문과 아름다운 시의 죽비로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