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희망
이 책은 폴라니의 미출간 원고와 강연 중에서 1919년부터 1958년까지의 것들을 가려 모아 일관된 체계로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폴라니는 20세기 전반기에 자기조정 시장의 폐해가 불러온 서구 사회의 붕괴를 문명사적 관점에서 조명하고 새로운 문명으로 나아갈 바를 비추고 있다. 즉, 근대 자본주의 체제를 문명 차원에서 해부할 뿐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서양 본래의 정신을 성찰, 비판하여 과학, 제도, 경제학, 기술 등이 모두 변혁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나아가 그렇게 혁신된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조정 시장의 신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 체제가 출현할 것을 갈망하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제도, 역사, 문화, 과학에 걸친 문명의 다양한 측면들에 대한 폴라니의 폭넓은 사유가 집약되어 있다. 그리하여 현대 문명의 위기와 붕괴의 징후를 읽는 법을 보여주면서 그런 위기를 넘어 자기조정 시장이 아닌 ‘인간의 살림살이’로서의 경제에 근거한 새로운 문명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 특히 그간 출간되었던 폴라니 관련 책에서는 심도 깊게 볼 수 없었던 전쟁과 평화의 의미, 문화와 제도, 공동체와 민주주의, 협동조합에 관한 탐구, 사회과학의 역할 등 현대 사회와 인류의 미래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이 집약되어 있어, 새로운 문명을 열어갈 지혜와 인문학적 상상력의 물꼬를 트는 데 주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