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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명품외교의 길
글쓴이
이창천 저
출판사
진인진
출판일
2025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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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창천

직업 외교관으로 일했다. 1985년에 외무부에 처음 들어간 이후 약 15년 이상을 해외에서 지냈다. 보스턴, 파리, 텔아비브, 하노이, 워싱턴, 비슈케크, 바르샤바, 루안다가 그의 활동 공간이었다. 1962년에 태어난 저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에 곧바로 외무부에 입부했다. 자연히 외무부 내에서의 경력도 경제외교 분야에 집중되었다. 코이카 창설, 우리나라의 OECD 가입, 한미 FTA 협상의 과정에 관여했다. 아울러 한미 원자력 협정문을 협상했고, 보건복지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총괄했으며, 2014년부터 2년간 앙골라에서 대사로 일했다. 이후 2018년 6월 외무부를 퇴직하고 국제기구인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 사무총장으로 행복도시를 창조하는 도시외교를 추진했다. 2021년 6월 말로 지난 36년간의 공직을 모두 마친 저자는 마침내 자유인이 되어 지금은 시, 소설, 에세이, 인류문명 비판서 등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책 소개

분야사회계열
한국에 외교는 없다, 유사 외교행위 만이 있을 뿐이다
“숭미”가 한일, 한중, 한러시아 관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한미동맹을 폐기하고 외무부를 해체해야 한국외교가 산다

대통령 윤석열은 2023년 5월 19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G7 정상회의 및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귀국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지난 정권의 “짝퉁외교”와는 격이 다른 “명품외교”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신간 “명품외교의 길: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외교”는 같은 시기에 초안이 쓰였다. 저자는 국민의힘의 언사란 “번지르르한 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국의 외교는 외교라는 소통의 메커니즘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인격, 지식, 주체성과 언행의 품격”이라는 가치를 결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에게 현재 대한민국은 명품외교는커녕 중품외교도 벅찬 나라다. 전직 외교관이었던 저자는 워싱턴, 파리, 텔아비브, 하노이, 비슈케크 등지를 돌며 “33년 동안 한국의 사이비 외교의 현장을 예민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를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은 한국이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며 이는 1954년에 발효한 한미동맹조약과 합의의사록이 가져온 결과임을 강조한다. 미국숭배 내지는 “숭미”가 한국외교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을 존중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주체성이 없는 상대로 깔보는 것이 매정한 현실이다. 책은 또 미국에 종속된 외교행태로 인해 한일, 한중, 한러시아 외교가 왜곡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저자는 “숭미”로 일그러진 한국의 자주성, 같은 민족끼리 끊임없이 다툼하는 남북한 상황, 역대 군사 독재정권들의 폭력적 유산, 본질적으로 “양키컬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의 문화 수준, 그리고 한국 외교관들의 “함량미달” 등으로 인해 한국외교가 국제무대에서 늘 “멸시”의 시선을 받아 왔다고 관찰하고 있다. 어찌 보면 참담한 모습이고 보이지 않는 출구다.

그렇지만 저자는 한국외교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위로한다. 방법은 우선 우리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삶의 영락없는 주인임을 깨닫고 코뿔소처럼 행동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비로소 번개처럼 명품외교의 길이 스르르 열린다고 한다. 저자는 그가 몸담았던 외무부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일변도의 한국외교로 인해 한국 외교관들은 미국 “줄”만 잡고 승진만을 생각하는 “뺀질이”가 되었다. 머릿속에는 지식이나 언어는 찾을 수 없고 온통 자기의 인사문제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저자는 상황이 그러하니 진정한 외교관으로 제대로 된 외교를 펼치려면 지금의 외무부는 완전히 해체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소 “과격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저자는 곳곳에서 다소 거친 언사를 구사한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 내지는 “속국”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중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라면 다소 불편한 언사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그러한 담론은 의도적인 과장인 것으로도 읽힌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책을 쓰는 목적이 “독자를 분노하게 하는” 일이라고 썼다. 우리 처지에 대한 직시는 분노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읊지 않았는가. 과격한 언사에 대한 저자의 고의적인 의도는 책의 말미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볼 속에 혀를 넣고”, 즉, 자신의 진짜 의도하고는 달리 과장 섞인 얘기를 하면서 짐짓 진지한 얼굴을 짓느라 혀를 지그시 깨물면서, 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은 숭미에 반대할 뿐 “좌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남들이 그를 그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가 보통의 한국 외교관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시각은 상당히 도발적이고 “좌파적”이다. 한국의 정체를 유사 식민지로 파악하고 주체성의 회복은 한미동맹이 폐기되어야 가능하다는 식의 생각이 한국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한국 사회 안에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30만 명 정도가 된다고 보는 대목도 저자가 말하듯이 증명될 수 없는 얘기다. 이러한 일견 편향된 시선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면 책은 한국외교의 주요한 대목을 꽤 설득력 있게 정리한 자료라고 판단된다. 저자 언급대로 책은 학술 논문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들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공감의 배경에는 저자가 해외 외교의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있다. 전직 외교관들이 많은 회고록을 발간하기도 했지만 이 책처럼 적나라하고 돌발적인 기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한국외교의 실체를 대리 경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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