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별자리 정원사』는 맑은 감수성으로 이 세계를 대면하는 시인의 자세를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청량하면서도 울림이 깊은 서정으로 가까이는 지상의 생명체들, 멀리는 하늘의 별자리까지 시인의 상상이 가닿는다. 투쟁하는 삶에 지쳐 위안이 필요할 때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언어가 별자리처럼 가득한 시집이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만나는 생명체들과 교감하게 하고, 때로는 “솔방울 달린 지팡이로 별자리를 새로” 그리는 상상적 현실 속에서 꿈을 꾸게도 한다. 타자를 자신 안으로 안아 들이는 포용의 자세에는 우선 마음의 빈자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타자에게서 입은 화를 화로 갚지 않고 복으로 바꾸어 갚아 주는 일(「갈대 손, 복조리」)이 이어져야 한다.
주경림 시인은 인간의 삶에 관여하지 않고 언어로만 부유하는 시를 경계하면서 삶이 자신에게 가르쳐 주는 진실을 바탕으로 시를 쓴다. 자신이 겪은 일이 시의 소재가 되고, 이것이 경험적 진실이 되면서 공허한 말의 자리는 사라진다. 시인이 그것을 언어로 붙잡아 우리에게 선사할 때, 마음만으로 그리는 세계는 한순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환영에 불과하게 된다. 여기에 주경림 시의 매혹이 있다.
― 김효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