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애의 시는 심심하면서도 독하다. 아직 젊고 진지하고 뜨거운 그가 한순간 그를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붙들고 산책하듯 부려놓은 말들. 그의 치열한 삶에서 우러나온 반짝이는 표현들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단순하고 순정어린 언어로 포착한 삶의 표정들은 때로 슬프고 때로 우습고 아프다. 밤 산책을 하다 '어둠 속으로는 못 들어가고 주변을 맴'도는 겁쟁이 시인을 생각하며 미소 짓다 '엄마 얼굴에 뜬 달'의 서늘함에 찔려 나는 비틀거렸다. - 최영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