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하지 않으면 퇴출됩니다
처음엔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업데이트는 선택이었고, 개선은 친절한 제안처럼 보였다.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면, 조금 덜 불안해질 수 있다면,
누군가는 그 버튼을 누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다음엔 비교가 시작됐다.
같은 시간을 일했는데 결과가 달랐고,
같은 노력을 했는데 평가가 갈렸다.
사람들은 이유를 묻기보다 먼저 확인했다.
서로의 버전을.
어느 순간부터 “열심히 한다”는 말은
더 이상 강점이 아니었다.
최신이 아닌 사람에게는
성실함조차 구식 옵션처럼 취급되었다.
연봉은 협상이 아니라 계산이 되었고,
승진은 신뢰가 아니라 승인 절차가 되었다.
알고리즘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인간의 가치를 판단했다.
사람들은 적응했다.
감정을 조절했고, 생각을 단순화했고,
불필요한 고민을 제거했다.
불안은 패치로 줄였고,
망설임은 비효율로 분류했다.
그렇게 인간은 점점 더 안정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덜 인간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 책은 미래 예측서가 아니다.
그리고 경고문도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질문을 던질 뿐이다.
완벽해진 인간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우리는 더 나은 버전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내려놓았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말로 지켜야 할 것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기술과 제도는
아직 완전히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이 질문만큼은 이미
우리의 삶 한가운데에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버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묻고 싶다.
정말,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퇴출되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