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은 ‘결말을 아는데도’ 숨이 막히는 영화다. 이 책은 그 숨 막힘의 정체를 “사건”이 아니라 “절차”에서 찾는다. 10·26 이후 권력의 공백이 만든 소음, 12·12의 9시간을 실시간 스릴러처럼 보이게 만든 구조, 전화·무전·이동이 만들어낸 병목과 지연, 그리고 전두광과 이태신이라는 두 얼굴이 드러내는 권위의 작동 방식을 장면 단위로 해부한다. 총성보다 먼저 날아다니는 것은 문장이고, 폭력보다 먼저 무너지는 것은 규칙이다. 이 책은 영화의 긴장과 미장센, 편집·음향의 기술을 따라가며 우리가 익숙한 회의실의 공기 속에서 권력이 어떻게 ‘정상’의 얼굴을 쓰는지까지 보여준다. 한 번 보고 끝낼 영화가 아니라, 다시 보고 말하고 토론해야 할 영화로 〈서울의 봄〉을 읽는 가장 촘촘한 안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