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객주』는 1988년부터 1993년까지 5년 동안 〈매주만화〉에 연재되다가 1992년 풀빛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처음 출간되었다. 2002년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 바다출판사에서 재출간, ‘만화의 고급화’ ‘소장하고 싶은 만화’로 한국 만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후 한동안 절판되어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샀고, 출판사로 『객주』의 출간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개정판은 『객주』를 소장하고 싶은 독자들의 끊임없는 재출간 요청으로 13년 만에 드디어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객주』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천봉삼이 상단의 일원에서 우두머리가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사건과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소설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그림과 글의 조합인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제대로 구현해 내고 있다. 특히 조선의 살림집과 삶의 언어에 집착하는 작가의 노력과 탐구심은 그림 한 컷 한 컷마다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초가집과 기와집의 구분이 아니라 웅장함과 소박함, 번듯함과 초라함을 구문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또 집단 언어라 할 수 있는 보부상들의 은어, 사투리, 지금은 청도의 우시장에서나 간혹 들을 법한 쇠전꾼들의 입담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원작의 리얼리티는 물론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언어를 그대로 재현한 토속 언어 자료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