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가 당면한 문제의 근원은 자본주의에서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민주주의의 실패에 의한 것일까? 이 책은 민주주의보다 자본주의가 새 시대의 정치경제적 위기를 부르는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시장 자본주의는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파괴력이 강한 이 경제 시스템은 오로지 민주주의 정치 체제에 의해서만 통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 이후 자유 자본주의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고, 자신이 견제하던 민주주의를 위협할 만큼 강력해졌다.
21세기에는 두 개의 자본주의가 충돌하고 있다. 권위주의 정치와 결합한 국가주의적 모델과 자유 민주주의와 조합한 시장주의적인 모델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두 자본주의 간의 대립은 공산주의와의 경쟁보다 더 전쟁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중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두 개의 진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충돌의 궤도에 올라섰다.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과대성장한 자본주의에 의해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당한 민주주의에만 의존할 수 없다면, 이제 우리는 국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만들어야 할 국가는 통치적인 국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적인 국가여야 한다.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자본주의 시대에 개인의 자유를 지켜낼 수 있는 정치적 제도는 국가일 수밖에 없다. 국가라는 제도를 통해 자유 민주주의의 회복을 도모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