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의 기로에 선 한국 정치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헌정 위기 끝에 치러진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심각한 양극화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시스템의 성숙함을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 폭력과 선거부정론의 확산은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위험 신호로 부상했다. 한국은 이번 헌정 위기라는 중대한 시험을 통과했으나, 여전히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분열과 불신의 정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책은 동아시아연구원(EAI)이 대선 직후 실시한 심층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마주한 도전 과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사회적 분열의 본질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각 장에서는 전통적인 이념 균열이 젠더, 인권, 환경 등 다차원적 가치 체계로 재편되는 과정을 조명하며 한국 정치의 새로운 지형도를 제시한다. 청년층의 보수화와 20대 남녀 간의 젠더 분열, 6070 보수연합의 해체와 지역주의의 공간적 분화 등 유권자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양극화가 어떻게 선거 제도 자체를 침식하는지 논의함으로써, 분열을 넘어 재편으로 나아가기 위한 학술적 토대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