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 소 키우고 감나무 키우는
농부 박우식의 소통을 위한 글쓰기
신림동 고시촌에서 외로이 힘겨운 싸움을 하는 딸에게 아빠가 보내는 1년간의 편지를 모아 낸 책 『너는 꿈을 키워라 아빠는 소를 키울게』(꽃삽, 2011)의 저자 박우식이 이번에는 아기자기한 농부의 일상과 사색을 담은 한 권의 책 『소통의 흔적』(심미안 刊)을 펴냈다.
앞서 첫 책을 냈을 때 그의 열성적인 응원을 받은 첫째딸은 제44회 외무고등고시에 합격해 지금은 외교관으로 일하고 있다. 좋은 일이었지만 그 때문에 남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은 느낌도 없지는 않았다. 대부분이 그가 쓴 글이 재미있다고 말해 주었지만 “유명해지고 싶냐?”, “제 얼굴에 금칠을 하는 것이 즐겁냐?”, “글 자랑을 하는 것이냐?” 등 부정적인 모습도 없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책을 냈다.
박우식은 전남 나주에서 감나무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소를 키우고 있다. 당연히 이 책에는 소밥을 주고 나서 치질 수술을 받으러 가는 농부, 기르는 개 ‘보리’와 함께 산보를 나갔다가 뜻밖의 일로 보리를 구박한 일, 소와 송아지의 생이별 등 평범한 농부의 일상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독자를 흡입하는 강렬한 매력이 있다. 화려한 수사나 과장이 없는 담백한 문장, 국내는 물론 국외의 사건에까지 눈을 돌리는 폭넓은 시야, 사람살이의 희로애락에서 인생의 이치를 건져 올리는 사유의 깊이 등이 그렇다. 농부로 살면서도 두 딸에게 멋진 ‘코치’로 남기 위해 부지런히 책을 읽고, 외국어도 공부하고, 글 쓰는 일도 놓치지 않았던 그의 지난한 삶에서 온 지혜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