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초보적인 정의는 ‘다민족의 공존의 무대’이고, ‘각종 인종들을 하나로 만드는 용광로(Melting Pot)’라는 것이다. 중국의 역사에서 이런 이름에 가장 걸맞은 왕조를 찾는다면 바로 당나라다. 아무리 이질적인 것이라도 앞을 내다보고 한 번 더 돌아보고, 더 나아가 포용했던 나라다. 그럴 수 있는 능력은 말처럼 그리 쉽게 획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능력을 획득하는 데는 당 이전 대륙 북반부를 살았던 중국인에게는 짧게 잡아도 300여년의 모순과 갈등이 점철된 세월을 보내어야 했다. 반목과 질시로 점철된 이 고단한 세월 동안 공존을 위해 앞장서 고민하고, 타협과 화해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던 영도자들은 한족들에게 오랫동안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오랑캐 출신들이었다. 그들은 한족출신처럼 매사에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대당제국을 탄생시킨 영웅이었다. 이 책은 그들이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숱한 고난에 대한 극히 초보적인 기록이다. 아울러 그들이 건설하고자 소망했던 제국의 모습과 그들이 남긴 유산이 현대 중국을 만드는 데 어떤 면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가 하는 필자 나름의 참으로 엉성한 탐색의 성과가 바로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