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유럽에 알린 최초의 보고서, 하멜 표류기
1653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의 상선 스페르베르호는 일본 나가사키를 향하던 중 예기치 못한 격랑에 휘말려 제주도 해안에 난파한다. 거친 파도를 뚫고 살아남은 36명의 선원 중 한 명이었던 서기 헨드릭 하멜은, 그렇게 ‘은둔의 나라’ 조선과 운명적으로 마주하며 13년이라는 기나긴 억류 생활의 서막을 연다. 『하멜 표류기』는 당시 서구 사회에 베일에 싸여 있던 조선의 존재를 최초로 각인시킨 역사적 보고서이자,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맞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한 남자의 처절하고도 숭고한 생존 투쟁기이다. 단순한 조난 기록을 넘어, 이방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민낯을 세밀하게 복원해 낸 이 텍스트는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마치 어제 일어난 사건을 보는 듯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