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속도가 다르다. 과거에도 기술은 행정을 바꿔왔다. 타자기가 들어오고 컴퓨터가 보급되고 전자정부가 구축되었다. 그러나 그 변화들은 적응할 시간을 주었다. AI는 다르다. 어제 없던 기능이 오늘 생기고, 이번 달 배운 도구가 다음 달이면 구식이 된다. 변화가 빠른 정도가 아니라 변화 자체가 일상이 되었다.
이 흐름 앞에서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하나는 맹목적 수용이다. AI가 대세니 일단 도입하고 보자는 식이다. 다른 하나는 막연한 거부다. 우리 업무는 다르니까 아직은 이르다는 태도다. 둘 다 위험하다. 전자는 판단 없이 기술을 들이고, 후자는 판단 없이 기술을 막는다.
『공직자와 AI』 시리즈는 제3의 길을 제시한다. AI를 이해하되 맹신하지 않고, 활용하되 위임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을 맡길 수 있고 무엇을 맡겨서는 안 되는지 구분하는 것이다. 이 시리즈는 그 구분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 5권에 걸쳐 AI의 기초 개념부터 업무 자동화, 조직 변화, 정책 설계, 산업 구조까지 폭넓게 다룬다. 그러나 이 책은 기술 입문서가 아니다. 코딩을 가르치거나 특정 도구의 사용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AI 시대에 공직자가 반드시 붙들고 있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판단, 책임, 설명, 신뢰처럼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기술은 계속 바뀔 것이다. 오늘의 AI는 내일의 AI와 다를 것이다. 그러나 행정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결정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이유는 설명 가능해야 하며, 결과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이 원칙은 어떤 기술이 와도 변하지 않는다.
"AI는 계산하고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결정의 정당성, 설명의 책임, 공공성의 기준은 계산되지 않는다. 그 자리는 여전히 공직자의 몫이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공직자는 더 분명해야 한다. 무엇을 자동화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자동화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아는 것, 『공직자와 AI』 시리즈는 그 판단의 언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