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전통적인 가족관계의 해체 속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주인공들의 도착적인 성관계를 여과 없이 표현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소비사회의 인간적 삶을 독창적으로 형상화하는 작가이자 한국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기도 하였다.
장정일의 문학은 세상에 대한 희망과 절망, 구원을 향한 열망과 포기, 자신에 대한 우월감과 열등감, 문학에 대한 진지함과 경박함 사이, 즉 모든 갈등과 모순 위에 놓여 있다. 이 시대의 ‘통념’과 ‘상식’에 비껴 선 이단아 장정일은 모든 장르적 규범을 거부함으로써 이러한 갈등과 모순을 작품으로 실현시켰다.
그의 작품은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불온하다. 장정일이 내놓는 작품들은 그 시대의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적’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문학에 대한 새로운 편견이었다. 그 편견이 한국문학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지금, 낯설고 새롭기만 했던 그의 작품들은 현대의 고전으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