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편의 연애소설』『갱스터스 파라다이스』의 작가. 동시대의 아방가르드로, 가장 한국적이지 않은 독특한 문체로 각광받으며 다른 어떤 작가보다 앞선 걸음으로 자기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박청호의 네 번째 소설집!! 2004년 이효석문학상 추천우수작에 꼽힌 표제작 ?벚꽃 뜰?을 비롯하여, ?어머니의 집? ?첫사랑 이후? ?낮술 먹고 사랑하네? ?거미? 등을 포함한 일곱 편의 중단편을 실은 이번 작품집은, 발바닥까지 축축한 권태로운 일상이라는 테마와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의 고통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독창적 문체와 세련된 감각으로 절묘하게 그려냈다.
서른아홉의 동경 주재 은행원인 나는 파견 근무를 핑계로 어머니와 아내, 아들을 버리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나왔다. 눈 내리는 3월의 어느 날, 나는 같은 은행에 근무하는 다케시다라와 함께 충동적으로 벚꽃 구경을 떠난다. 그러나 그와 스포츠카를 교대로 몰다가 그만 사고를 내게 되고, 사고 현상 인근의 벚꽃 가득한 온천장에서 우리는 여인들과 꿈결과 같은 며칠을 보내게 된다. 벚꽃이 지는 장엄한 풍경 속에서 각자의 슬픔을 안고 오열하면서 동시에 엉켜 성적 황홀경에 이른다.
잔혹할 정도로 극단적이면서 환상적인 사랑, 그것은 일견 지극히 낭만적인 엑스터시의 통속적 서사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작, “일상적인 것, 우리 발이 닿는 곳,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 상황,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지긋지긋한 삶 그 자체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은 비루한 일상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꾸밈없이 재현해온 작가만의 주제의식을 오롯이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