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시간의 끝에서 시가 되어 건너오는 삶, 구미르 시인 첫 번째 시집
삶의 가장 깊은 곳에 매달린 시간을 조심스럽게 건드리는 구미르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P.S 미래시선 제16권으로, 약 90편의 시를 4부로 나누어 담았다. 시집은 자신만의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타인의 마음으로 들어가기 위해 오래도록 문을 열어 둔 시인의 기록이다. 환갑이라는 인생의 분기점에서 그는 북극성처럼 홀로 빛나기보다, 수억 개의 별과 함께 흐르는 은하수의 작은 별이 되기를 선택하며 그 선택은 조심스럽고도 진솔한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구미르 시인의 시는 화려하거나 기교적이기보다, 투박하지만 깊고 또 느리지만 단단하다. 그의 언어는 누군가의 마음을 열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며, 상처와 편견이 닿지 않는 자리까지 내려간다. 그래서 이 시집은 독자를 설득하기보다 곁에 앉아 조용히 귀 기울이게 만든다. 동굴 끝에 매달린 시간처럼 위태롭고 고요한 순간에도, 시는 여전히 희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구미르 시인은 자신의 언어를 통해 담담하게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