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군중 속에서 개인만의 아이덴티티로 구별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역사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아주 고대에는 이름을 갖는 것조차 흔하지 않았던 것이 인류의 역사. 그러나 이제 인류는 사회 속에서 개개인의 신분을 구별할 ID카드를 만들고, 개인정보를 관리하며 그를 통해 각 개인을 구별하고 분류한다.
역사 속에서 서서히 발전해 온 신분증명의 변천사를 추적하는 이 책은 신분을 증명하는 것이 곧 공권력이 통제 가능한 개체의 수를 확정짓는 새로운 권력의 형태임을 이야기하며 푸코류의 역사고고학적 후예임을 자처한다. 개인에 대한 세부 분류가 필요없었던 농노 사회를 넘어 용병 관리 차원, 흑사병 관리 차원 등에서 서서히 그 맹아를 꽃피운 인류의 신분증명 역사를 파헤치고, 그에 따르는 여러 사회적 외부 효과인 개인주의화, 위조의 역사 등을 함께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