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말하는 감정 문해력은 감정 표현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다. 감정 문해력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움직임을 막연한 기분의 차원에 두지 않고, 그 감정의 결을 구분하고, 이름을 붙이고, 맥락을 읽고, 삶의 방향과 연결하는 힘에 가깝다. 이는 단순히 감정에 민감해지는 능력이 아니라, 감정과 생각을 구별하고, 반응과 해석을 구분하며, 지금 느끼는 마음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차분히 살피는 힘이다. 감정 문해력이 있는 사람은 감정이 흔들릴 때 곧바로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는 먼저 질문한다. 지금 내 안에서 무엇이 아픈가. 무엇이 두려운가. 무엇이 채워지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 감정을 더 선명한 이해의 자리로 옮겨 놓는다.
많은 사람들은 지식을 쌓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기 감정을 해석하는 데는 서툴다. 사회는 정보의 양을 늘리는 데는 열중하지만, 내면의 언어를 가르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말할 수 있어도 무엇을 느끼는지는 잘 말하지 못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지만, 왜 이렇게 지쳐 있는지는 모른다. 관계가 왜 어려운지, 어떤 상황에서 유난히 무너지는지, 왜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지 설명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감정 그 자체보다, 이해되지 않은 감정이 오래 쌓여 있는 상태다. 해석되지 않은 감정은 삶을 복잡하게 만들고,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정은 사람을 자신에게서 멀어지게 만든다. -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