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다시 읽는 세계정치
― 국가 중심 시각을 넘어 세계질서의 변화를 묻다
이 책은 세계정치를 국가적 차원으로 읽는 익숙한 틀에서 한 걸음 물러나, ‘지역’이라는 단위를 다시 묻는다. 지역은 단순한 지리 구획이 아니라 역사와 관계, 담론과 제도가 얽혀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단위이다. 따라서 세계정치의 흐름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 형성과 변화의 원리를 이론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저자들은 먼저 지역 개념 자체를 다시 세우고, 이어 동아시아 질서, 미국 주도 질서 이후의 세계 변화, 중국의 천하 질서 논의 같은 큰 쟁점으로 시야를 넓힌다. 여기에 지역연구의 방법 문제, 관계를 바탕으로 한 지역 형성, 서구 중심 시각을 넘어서는 길까지 더하면서, 개념·질서·방법을 함께 붙든다.
한국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뚜렷하다. 세계질서의 변화가 거세지는 때에 한국의 국제정치학이 어떤 눈으로 세계를 읽을 것인가를 본격으로 묻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을 주변 주제가 아니라 세계정치를 이루는 핵심 단위로 다시 세운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학계의 오래된 질문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꺼내 놓는 성실한 응답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