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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글쓴이
송승환 저
출판사
문학실험실
출판일
2026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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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송승환

1971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시인으로, 200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통해 평론가로 등단하였다. 시집 『드라이아이스』 『클로로포름』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있기를』 『파』 평론집 『측위의 감각』 『전체의 바깥』 공저 『바깥의 문학』 『감응의 유물론과 예술』 등이 있다. 현재 『쓺-문학의 이름으로』 『문학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사태의 재현과 증언의 불가능성 속에 도래하는 “백지의 언어”

자명한 언어와 사물의 의미에 균열 내며, 독특하고 깊이 있는 시 세계를 구축해온 송승환 시인의 7년 만의 신작 시집 『파』가 출간되었다. 송승환의 이번 시집이 나아가는 지점은, “글자의 견고한 형태를 으스러뜨리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글자 체계가 공유하는 기본 원칙까지도 부수어 글자가 적힌 지면을 위아래로 뒤집어버리는 것”(홍성희)이다. 송승환의 시는 ‘눈 결정’이 아니라 ‘눈송이’로부터, 이미 견고히 덩어리로 인식되는 글자들로부터 시작하여 그것을 ‘파(破)’하는 과정을 역추적하면서, 가림과 침묵을 강요당한 진정한 의미의 시어를 복원해낸다.

송승환의 시가 주어를, 서술어를, 의미를, 한자(漢字)를, 모음을, 직유법을, 지시 대상을, 글자의 덩어리를 으스러뜨리고 백지의 언어를 기다리는 이유는 사태의 재현과 증언의 불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서 기원한다. 시는, 사태의 자리에 부재하다. 시는, 사태 이후에 온다. 시는, 사태 이후에 오기 때문에 사태, 그 자체의 끔찍함을 온전히 재현할 수 없고 경악스러운 고통을 즉각적으로 말할 수 없다. 사태의 현장에 부재했다는 부채감과 무력감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그러나 말을 해야만 하는 시인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의 언어는, 그리하여 매번 다시, 고쳐서 말해야만 하는 언어는, 사태를 기억하기 위해 상상하는 언어는, 언제나 나중에 도래한다. 상상을 통해, 시인의 육성이 아니라 사태의 어둠 속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름 없는 어떤 목소리로, 사태의 어둠 속 하나의 파편에서 비롯된 상상력으로, 온전히 고통스럽게 사태를 살아낸, 시인의 온몸을 빌어서 돌연, 도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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