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 줌이 은행나무 가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여자의 얼굴을 쏘아 눈이 부셔왔다.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는 순간 짤그랑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에 떨어진 건 키링이었다. 검은 바탕에 은빛으로 된 “You came to me, and my painful soul blossomed.”란 글자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허리를 구부려 키링을 주우며 혼자 중얼거렸다. ‘빨리 우주에게 달려가서 깊게 안아줘야겠어. 놀라울 만큼 아주 세게. 그런 다음 우주의 귀에다 대고 이 말을 꼭 해줄 테야. 이제 이 키링의 주인은 우주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