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969호
여기 한 노인이 있습니다. ‘1941년생 이삼문’으로 태어나 ‘1953년생 박삼문’으로 살아왔습니다. 제주가 고향인 그는 열 살 이후부터는 목포·해남에서 자라야 했습니다. 제주 4·3의 영향입니다.
10년 전, 그는 우연한 기회에 가족 여섯 명이 4·3으로 희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사IN〉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그의 굴곡진 삶을 취재했습니다. 이제라도 아버지의 성을 되찾아주고 싶어 하는 아들 박상일씨(56)를 서울에서 만났고, 희미한 기억과 비운의 가족사를 연결해준 4·3 연구자 조정희 제주4·3평화재단 팀장을 제주에서 만났습니다. 목포에 살고 있는 박삼문씨는 과거의 기억을 들려주다 여러 차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4·3 78주년입니다. ‘1941년생 이삼문’으로 태어나 ‘1953년생 박삼문’으로 살아온 이, 4·3으로 가족 여섯 명을 잃었고 성씨마저 잃어버린 이, 그는 언제 제 이름을 찾을 수 있을까요. 차형석 기자가 969호에서 차형석 기자가 그의 삶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