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소련'의 탄생부터 멸망까지를 온몸으로 살아낸 작가이다. 그는 볼셰비키 혁명 이듬해에 태어나서, 1922년 탄생한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곧바로 스탈린의 공포정치로 뒤덮였을 때 강제노동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스탈린 사후에 복권되지만 '소련의 실상을 고발하는 소설'들을 해외에서 출간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국외로 추방되었으며, 1991년 소련이 붕괴된 후에야 귀국할 수 있었다.
그래서 솔제니친의 작품들은 그가 직접 경험한 소련의 모순을 사실적으로 고발한다. 특히 「암병동」은 스탈린의 공포정치가 흐루시초프의 반동정치로 바뀌는 딱 그 시기인 '1956년 2~3월 중앙아시아의 한 병원'이 배경이라서 '옳고 그른 것이 뒤집히는 미묘하고도 격렬한 불안감'이 잘 보여진다. 즉 밀고자와 밀고를 당한 자, 러시아인과 소수 민족, 외부의 적(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과 내부의 적(계급투쟁의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등의 이해관계가 어지럽게 얽혀 있지만, 그 모든 것보다 우선해서 모두가 '암을 어떻게 물리치고 생명을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이 묘하게 소련의 실정과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