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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왜 총성이 되었나
글쓴이
이찬수 외 6명
출판사
동연출판사
출판일
2026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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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찬수

서강대 종교학과 박사, 전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종교학과에서 칼 라너의 철학적 신학과 니시타니 케이지의 불교철학을 비교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남대 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일본 코세이가쿠린 객원교수, 중앙학술연구소 객원연구원, 난잔대학 객원연구원, 한국문화신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일본정신』,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교토학파와 그리스도교』, 『다르지만 조화한다』, 『평화와 평화들』, 『사회는 왜 아픈가』, 『아시아평화공동체』(편저), 『평화의 여러가지 얼굴』(공편저), 『근대 한국과 일본의 공공성 구상』(공저), 『北東アジア·市民社?·キリスト?から?た平和』(공저), 「비전(非戰), 반군국주의, 비핵화로서의 평화: 일본 평화개념사의 핵심」, 「平和はどのように成り立つのか」, 「北朝鮮の民間信仰」 등 80여 권의 단행본(공저서, 번역서 포함)과 90여 편의 논문을 출판했다. 현재 인권평화연구원 공동원장으로 일하면서 가톨릭대에서 평화학을 강의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종교
욕망의 모방과 집단의 폭력,
“종교는 왜 전쟁의 도구가 되었는가”


이 책은 2025년 8월 28일, 「불교평론」과 ‘아시아종교평화학회’가 공동 주최한 학술 심포지엄의 결과물을 단행본으로 엮은 결정체다. 다시 말해, 『기도는 왜 총성이 되었나』는 인류 최후의 과제인 ‘평화’를 위해 여러 종교 연구자가 세계 전쟁의 역사를 함께 성찰한 평화의 가능성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인류의 전쟁은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 자아의 심층에 자리 잡은 ‘타자의 욕망’에서 기인한다. 라캉의 통찰처럼 자아는 가장 내밀한 동시에 외부적인 ‘외밀’(extimite?)의 속성을 지닌다. 채워질 수 없는 결핍을 모방으로 메우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갈등을 낳고, 붓다가 경계한 ‘무아’(無我)의 가르침조차 집단과 제도의 벽에 부딪혀 소외되곤 한다. 사회는 단순히 개인의 확장판이 아니라 조직과 제도로 규율되는 독립적 실체다. 종교의 순수한 메시지는 집단화 과정에서 종종 국익의 하위 범주로 전락하는 모순을 보인다.

인류의 전쟁과 종교, 역사에 비추어 생각해 보자. 종교는 십자군 전쟁이나 30년 전쟁처럼 정치적 정복의 도구로 전락하거나, 태평양 전쟁 당시의 일본 불교처럼 전쟁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은 어떤가.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남과 북에 서로 다른 정권이 들어서고 급기야 전쟁까지 벌어지자,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같은 신앙을 고백하던 남과 북의 교회들이 상대를 저주하며 자기들의 승리를 기원했다. ‘근원적 부정성’이 고착화된 사례다. 사랑과 자비를 외치는 종교조차 이념의 논리에 함몰될 때 평화는 요원해진다. 언어 자체의 제한성 또한 오해를 심화시킨다. 하나의 기표가 사회적 기의 안에서 배타적으로 작동하며 진리의 다면성을 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심층 종교’의 가능성을 본다. 제도와 권련에 부응하는 ‘표층 종교’를 넘어, 부정성을 축소하고 타자의 고통을 내 것으로 짊어지는 보살의 ‘실천윤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무관심과 미움을 극복하는 능동적인 과정이다.

평화 없는 성취는 그 무엇이든 스스로를 잠식하는 폭력으로 돌변하기 마련이다.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으로 점철된 욕계(欲界)의 숙명을 거슬러, 불탐(不貪心)·부진(不瞋心)·불치(不痴心)의 길을 걷는 시도들이 실낱같이 좁고 위태로울지라도 우리는 그 걸음을 멈출 수 없다. 이 책은 집착과 적대의 원천을 차단할 메시지와 이를 체현해온 이들의 경험을 통해 종교가 지닌 해체와 재구성의 능력을 증명한다. 평화 지향의 연구자들이 전 세계 전쟁의 역사에 대해 함께 성찰한 이 시간들이 독자들에게도 평화의 실재적 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갈등이 문화화된 ‘고질적 갈등’의 시대, 이 책이 제시하는 심층 종교의 지혜가 독자 개개인의 내적 전환을 넘어 우리 사회의 평화를 포기하지 않도록 이끄는 단단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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