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산업혁명이 사회과학을 태동시켰듯이,
인공지능 혁명이 사회과학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일자리의 소멸, 교육 제도의 변화, 복지 시스템의 재설계, 법과 입법 기관의 역할 전환, 예술과 창작의 경계 재편. 인공지능이 불러오는 변화의 목록은 매일 길어진다. 그러나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그 목록 너머에 있다. 인공지능이 사회를 바꾼다는 사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사회과학의 임무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전환기에 사회과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회과학 자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정면으로 탐구한다.
200년 전 산업혁명이 이전 시대의 사유 체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냈고, 그 공백에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사회과학이 태동했다. 마르크스의 계급 이론, 뒤르켐의 사회적 사실, 베버의 사회적 행위 개념이 산업사회라는 새로운 현실을 해석하기 위해 고안된 도구였다면, 인공지능은 바로 그 도구들의 작동 조건을 뒤흔들고 있다. 인공지능이 계급의 경계를 흐리고, 사회적 사실의 보편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타인에게 지향된 행위의 의미를 재규정하는 지금, 사회과학은 새로운 사유의 도구를 필요로 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과학』은 그 필요에 대한 한국 사회과학계의 본격적인 첫 번째 응답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사회과학에게 던지는 도전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연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가진 사회 이론 자체가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특히 두 번째 질문에 천착하여 나름의 대답을 제시하고자 했다. 9편의 논문과 저자들의 기획 대담은 이 축 위에서 한국 사회과학 연구의 새로운 지형도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