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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글쓴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저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26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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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20세기의 위대한 시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 『두이노의 비가』, 『말테의 수기』 등 문학사에 남을 걸작을 내놓았다. 10대 초반이던 발튀스의 재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화가의 길을 권했으며, 이후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875년 프라하에서 미숙아로 태어났으며, 본명은 르네 카를 빌헬름 요한 요제프 마리아 릴케다. 부친은 군인이었으나 병으로 퇴역하여 철도회사에 근무하였다. 릴케의 어머니는 릴케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르네Rene라 짓고, 여섯 살까지 딸처럼 키웠다. 양친은 성격의 차이로 해서 릴케가 9세 때 헤어지고 말았다. 열한 살에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지만 적응하지 못한다. 이후 로베르트 무질의 첫 장편『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의 배경이 되는 육군고등사관학교로 옮기나 결국 자퇴한다. 1895년 프라하대학에 입학하고서 1896년 뮌헨으로 대학을 옮기는데, 뮌헨에서 릴케는 운명의 여인 루 살로메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평생 시인으로 살겠다고 결심한다.

살로메의 권유로 르네를 독일식 이름인 라이너로 바꿔 필명으로 사용한다. 1901년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와 만나 결혼한다. 그녀가 로댕의 제자였으므로 그 자신도 로댕을 만나게 되어 예술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았다. 1902년 파리에서 로댕을 만나 그를 평생의 스승으로 삼는다. 클라라와 헤어진 릴케는 로마에 머무르며『말테의 수기』를 완성하였으며, 이후 1911년에 마리 폰 투른 운트 탁시스-호엔로에 후작 부인의 호의로 두이노 성에서 겨울을 보낸다. 이곳에서 바로 전 세계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될 릴케 만년의 대작이며 10년이 걸려 완성할『두이노 비가』의 집필을 시작한다.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릴케는 스위스의 뮈조트 성에 머무는데, 이곳에서 그는 폴 발레리 등과 교유하며 여생을 보낸다. 발레리의 작품을 독어로 번역하고 또 직접 프랑스어로 시를 쓰던 시인은 1926년 백혈병으로 스위스의 발몽 요양소에서 죽는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2026년 릴케 사후 100주기,
릴케의 세계에 빠져들 시간

인간 실존의 탐구자 릴케가
생의 종말을 앞두고 완성한 최후의 대작
죽음을 숙고하며 삶의 의미를 확장하는 예술의 숨결


20세기를 대표하는 고독과 방랑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가 릴케 사후 100주기를 맞아 민음사 세계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릴케는 생애 마지막 5년의 대부분을 보낸 스위스 시에르의 뮈조성에서 폭풍처럼 불어닥친 영감에 힘입어 단 20여 일 만에 연작시집을 써낸다. 『두이노의 비가』와 함께 릴케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다. 릴케 연구로 이름 높은 독문학자 김재혁 교수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소네트 고유의 음악성을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 번역을 선보인다. 거의 매년의 행적을 담은 상세한 연보는 시인의 일생을 생생하게 재구성하도록 돕는다.

모든 이별에 앞서 가라, 막 지나가는 겨울처럼,
이별이 네 뒤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라.
많은 겨울 중에 하나는 끝없는 겨울이라,
겨울 나며, 네 심장은 견뎌내야 하리라.

늘 에우리디케 안에 죽어 있어라, 노래하며,
더 찬양하며 순수한 연관 속으로 돌아가라.
이곳, 사라지는 것들 속에, 쇠락의 영역에 있어라,
깨지며 울리는 유리잔이 되어라.

존재하라?동시에 비존재의 조건을 알라,
너의 깊은 흔들림의 무한한 이유를 알라,
너는 그것을 단 한 번에 완성하리라.
―2부 열세 번째 소네트에서

1부 26편과 2부 29편, 총 55편의 소네트에서 릴케의 주된 관심사는 삶과 죽음의 공동관계다. 그는 삶과 죽음이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통일체임을 문학적으로 성찰한다. 죽음이 삶의 종말이나 삶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이 삶과 죽음을 지니고 있다. 가령 과일을 맛보는 행위는 인간에게 삶의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면서 과일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 과일의 맛에서 지상의 환희와 지하의 기운을 동시에 체험하는 순간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창조가 생겨난다. 죽음의 세계를 수용할 때 비로소 삶의 진정한 의미와 전일적인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잘 익은 둥근 사과, 배 그리고 바나나,
구스베리… 이것들은 입안으로
삶과 죽음을 말한다… 나는 느낀다…
이것들을 맛보는 아이의 얼굴에서

읽어라. 멀리서 온 것이다. 입안에서
말할 수 없이, 느리게 일어나는가?
전에 말이 있었던 곳에는 과육에서
놀랍게 풀려난 보물이 흐른다.

말해보라, 너희가 사과라고 부르는 것을.
이 단맛, 처음엔 빽빽하지만
맛보는 동안 서서히 일어나서는

맑아지고 깨어 있는 투명한 그 맛,
두 가지 뜻을 지닌, 태양과 흙과 이 세상의 맛?
오 체험이여, 느낌이여, 기쁨이여?, 대단하다!
―1부 열세 번째 소네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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