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973호
아주 오랜만에 정치인의 연설이 뭇사람의 입길에 오르내린 날이었습니다. 국회 의원회관의 보좌진들은 “당장 대구로 뛰어 내려가고 싶다”라고 말했고, 정치부 기자들은 캠프 관계자에게 연락해 “정치의 품격을 봤다”라는 감상평을 전했습니다. 연설을 중계한 영상은 조회수 수십만 회를 기록하더니 급기야 과거 연설 영상까지 재소환되었습니다. 대구 사람은 대구 사람이라서 울컥한다는 댓글을, 타 지역 주민은 대구 사람도 아닌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3월30일, 김부겸(68)이 다섯 번째로 대구 출마를 공식 선언한 날이었습니다.
불과 2월까지만 해도 4개월 뒤 치러질 지방선거의 판세는 “TK 빼고”로 점쳐졌습니다. 그러나 ‘김부겸 출마설’이 무르익으며 분위기는 급반전되었습니다. ‘보수의 텃밭’ 대구에 ‘최대 격전지’라는 낯선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3월30일 대구시장 선거 출마선언문에서 김부겸은 “지역주의보다 더 높은 벽, 지역 소멸이라는 절망의 벽”을 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보다 그 벽은 높아졌지만 벽의 높이를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2012년 총선부터 셈하면 14년간의 두드림입니다. 기나긴 두드림 끝에 김부겸의 소명은 벽을 부술 수 있을까요. 제973호에서 김연희 기자가 6·3 지방선거 대구 출마 선언과 동시에 김부겸이 불러온 열광의 의미를 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