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은 말로 시작하지만, 오래 살아남을 때는 문서의 얼굴을 한다. 『프라하의 묘지』는 한 악인의 기괴한 행적을 따라가는 소설처럼 보이지만, 다시 읽으면 훨씬 더 섬뜩한 질문이 드러난다. 위조된 문서와 혐오의 문체, 정치적 불안과 대중의 믿음이 결합할 때 거짓은 어떻게 역사적 힘을 얻는가.
이 책은 시모니니를 단순한 괴물로 고정하지 않는다. 그는 한 개인인 동시에 문서 산업, 정보기관, 민족주의, 반유대주의, 정치적 조작과 대중적 불안이 교차하는 자리다. 이 책은 원작의 문체와 시점, 일기 형식, 파리의 방과 프라하의 묘지, 종이와 봉투와 서랍의 이미지를 따라가며 거짓이 어떤 형식을 얻을 때 오래 살아남는지 분석한다. 음모의 내용을 즐기는 대신, 음모가 어떻게 믿음의 구조가 되는지를 묻는다.
『프라하의 묘지』를 읽고 불쾌함만 남았던 독자라면, 이 책은 그 불쾌함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 준다. 혐오가 감각을 얻고, 문서가 권위를 빌리고, 확신이 사실보다 먼저 도착하는 과정을 따라가면 원작은 단순한 어두운 역사소설이 아니라 읽는 행위 자체를 시험하는 문학적 경고로 다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