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당신에게 야근을 강요하지 않았다. 상사는 오히려 일찍 퇴근하라고 했다.
그런데 당신은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착취자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당신의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현대인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존재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우리는 왜 스스로를 착취하는가. 어떻게 그것이 가능해졌는가.
무엇이 그 착취에 열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는가.
자기착취는 게으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성실한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에게서 더 깊이 작동한다.
그들은 소진된 뒤에 무너지면 자신의 의지가 약했다고 자책한다. 착취는 이중으로 완성된다. 소진시킨 뒤 죄책감까지 부과한다.
이 책은 처방전이 아니다. 다만 묻는다. 착취자는 어디로 갔는가. 그것이 내 안에 있다면, 나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