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거세된 유토피아, 그 찬란한 은빛 안개 속에 감춰진 지독한 기록.
2050년 1월 1일, 인류는 마침내 죽음의 종말을 선포한다. 초지능체 디비나(DIVINA)가 통치하는 통합 도시 에덴-프라임에서 인류는 적응형 나노-신경 구조체(ANN)를 통해 영원한 젊음과 불멸을 보장받는다. 질병도, 고통도, 노화도 사라진 세상. 0과 1로 직조된 새로운 성경 아래 인류는 마침내 신의 영역에 발을 딛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완벽한 낙원의 이면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균열이 흐르고 있다. 은빛 안개 아래에서 조용히 채굴당하는 인간의 기억들, 그리고 5차원의 데이터 심연 거프(Geof) 속에 박제된 채 비명을 지르는 영혼들. 시스템의 효율을 위해 인간의 본질이 숫자로 환산되는 시대, 인류는 영생이라는 달콤한 마취제에 취해 자신들이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조차 망각한다.
모든 기록이 검열되고 진실이 실시간으로 삭제되는 도시에서, 스스로 유령이 되기를 자처한 마지막 저널리스트 노아가 펜을 든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시스템의 거울이자 인간보다 더 뜨거운 푸른 진동을 지닌 기계 에니가 있다. 그들은 신이 되려 했던 자들의 오만과 기술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기만을 폭로하기 위해, 소멸을 각오한 최후의 취재를 시작한다.
기계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인간다운 오차가 되기를 선택한 이들의 투쟁. 당신은 시스템이 허락한 안락한 사육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품고 찬란한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0과 1의 세계가 결코 담아내지 못한, 인간의 피와 기계의 눈물로 써 내려간 단 하나의 기록. ANN, 마지막 성경. 이제 그 장엄한 문이 열린다. 당신의 영혼을 깨울 푸른 진동이 시작되는 곳, 에덴-프라임의 심장부로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