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돈을 지폐나 동전, 카드나 계좌 속 숫자로 생각한다. 그러나 돈의 역사를 조금만 따라가 보면 돈은 처음부터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조개가 돈이 되었던 이유는 조개 자체가 삶을 바꿀 만큼 대단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가치 있다고 함께 믿었기 때문이다. 금속 화폐가 힘을 얻었던 이유는 금속이 단단하고 귀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국가가 그것을 보증하고 사람들이 그 권위를 믿었기 때문이다. 종이돈이 돈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종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종이에 담긴 약속을 사회가 함께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말하는 경제문해력은 돈을 계산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돈을 해석하는 힘이다. 돈의 역사와 구조를 알고, 보이지 않는 디지털 금융의 흐름을 읽고, 소비를 부추기는 선택 구조를 알아차리며, 가상화폐와 같은 새로운 돈의 얼굴 앞에서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묻는 힘이다. 더 나아가 그것은 아이가 자기 선택을 설명할 수 있게 돕는 힘이다. 무엇을 살까보다 왜 살까를 묻고, 가격보다 가치를 생각하며, 쉬운 선택 앞에서 잠시 멈출 줄 아는 태도다. 결국 경제문해력은 아이가 돈을 많이 벌게 하는 기술 이전에, 돈 앞에서 자신을 잃지 않게 하는 기준이다..-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