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록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에 관한 내용을 수록한다.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는 언젠가 썩어 갈 운명을 시인하는 작품, 차라리 무엇도 남기지 않기로 마음먹은 작품, 자신의 분해를 공연히 상연하는 작품을 ‘삭는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이 전시는 오늘날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첨단의 자본주의와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반발 아래 변해 가고 있는 작품의 존재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삭는 미술’이라는 낯선 표현으로 묶어본다.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는 네 부분, 즉 ‘서막’, ‘되어가는 시간’, '막간', ‘함께 만드는 풍경’으로 구성된다. 구성은 일정 부분 ‘삭다’라는 표현에 함축된 용례를 따른다. 먼저 삭는 작품이 인간 중심적 질서의 퇴각 그리고 성장 및 축적 논리로부터의 이탈을 어떻게 상연하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그제서야 비로소 등장하는 비인간 존재와 함께 열어 갈 순환과 공존의 가능성을 탐사한다.
도록은 이주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기획의 글과 후지하라 다쓰시 교수, 콜린 스털링 교수, 김정현 미술비평가의 글을 실었다. 전시의 네 구성에 따라 전시 전경을 수록하고 참여 작가들과 작품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