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난다의 시의적절, 그 여섯번째 이야기!
시인 홍지호가 매일매일 그러모은
6월의, 6월에 의한, 6월을 위한
단 한 권의 읽을거리
여름 자신 없었는데. 버거웠는데.
비로소 한발짝 떼어봅니다.
흘러넘치는 6월의 초록을 훔치며
저도 이제 용기를 내보려고 합니다.
2026년의 여섯번째 달, 난다 시의적절 시리즈 6월의 책은 2015년 『문학동네』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 홍지호의 첫 산문집 『참다 참다 초록을 흘리고』이다. “끝내 완전히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며 어긋난 응답과 뒤늦은 회신을 시로써 기록”(소유정)해온 그가 시와 축시, 산문과 짧은 이야기 등으로 6월 한 달을 엮어냈다. 더위에 약한 시인에게 여름은 유독 힘든 계절. 여름 정말 자신 없는데…… 도망쳐보려 했지만 아랑곳없이 날은 점점 따뜻해졌고, 다가오는 여름과 풍성해지는 나무의 따뜻한 포옹은 차츰 시인의 외투를 벗기고 있었다. 겨울을 견뎌온 나무들이 꽃을 암시로 삼다가 분주해지는 6월, 조치원에 복숭아를 직영으로 판매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하면 여름이 시작됨을 짐작할 수 있다. 시인은 조치원에서 할머니와 지내며 복숭아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복숭아처럼 무를 때는 무르게, 단단할 때는 단단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길 곱씹으며. 할머니처럼 복숭아를 원 없이 먹여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걸 맘껏 주고 싶어서 복숭아가 열리는 계절 앞에서 신나기도 하지만 눈물도 흐르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복숭아를 떠올리며, 아낌없이 내어주는 할머니의 ‘큰 손’을 닮아가고 싶은 여름이다(「복숭아처럼」). 제때 베고 거두어야 할 것들을 미루거나 놓치지 않고, 절실하고 분주하게 함께 슬퍼하고 멈추어 서야 하는 여름(「망종」), 6월이 찾아왔다.
“6월은 아직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친구의 말에 시인은 여름을 준비하는 마음을 써보자 다짐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천장에서 비가 새지 않도록 옥상을 정비하며, 모르타르를 바르고 방수 페인트를 칠해야 하는 시기. 햇볕 아래에서 여름을 준비하며 어린 마음에 얼마나 불평하고 투정 부렸는지. 봄과 여름의 경계에 수습하지 못하고 흘리고 온 마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성거리는 손목을 붙잡고 이제 가자고 말해주고 싶었다. 계절과 계절이 섞이고 낮과 밤이 섞이는 저녁의 노을 진 하늘 아래에서. “이 여름 자신 없었는데. 버거웠는데. 비로소 한발짝 떼어봅니다. 참고 참다가 흘리는 초록을 향해. 저는 이제 여름으로 갑니다.”(「흐르는 초록을 훔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