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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이론
글쓴이
김숨 저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26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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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숨

소설가 김숨은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백치들』, 『철』,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 버리러』,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소설집 『투견』,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중편소설 『듣기 시간』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삶이 무엇이든 나는 그걸 원하는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딸기밭으로 와 딸기를 따.”

딸기에서 딸기로, 딸기밭 바깥 국경 너머로
슬픔을 넝쿨처럼 엮으며 멀리 뻗어 가는 손길
늘 곁에 있어도 닿지 못했던 이방인에게,
그리고 나에게 기도하듯 보내는 편지


김숨 장편소설 『딸기 이론』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역사의 격랑 한가운데서부터 오늘날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까지, 평범한 이들의 연약한 삶과 목소리를 문학으로 쉼 없이 옮겨온 김숨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디아스포라 난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그리고 목숨을 건 현장에 선 노동자, 시각장애인까지. 그동안 김숨 작가가 문학의 주체로 세운 인물들 곁에 『딸기 이론』이 새로운 목소리로 등장했다. 바로 여성 이주 노동자의 목소리다.

『딸기 이론』은 한 통의 긴 편지처럼 쓰인 소설이다. 이 편지를 쓰는 주인공은 한국 어느 딸기밭 비닐하우스에서 7년째 숙식하며 일하는 미얀마인 여성 노동자 ‘샤빼’다. 편지는 “나는 한 사람으로 왔어.”라는 선언으로 시작되어, 곧 “너도 똑같아.”라는 ‘너’를 향한 호명으로 이어진다. 이 소설에서 ‘너’는 캄보디아 출신 여성 이주 노동자 ‘보파’다. 그는 샤빼보다 먼저 한국에 와 지금까지도 딸기밭을 떠나지 못하는 노동자, 그러나 체류 자격이 사라져 일명 ‘불법체류자’라 불리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로 이 딸기밭에서 가장 낮은 사회적 위치에 처한 인물이다. 그런 보파를 ‘너’라고 부르며 끊임없이 말을 거는 ‘나’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소설을 읽는 동안 보파의 자리에서 보파의 시선으로 『딸기 이론』 속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이들이 하루 종일 손에 쥐었다 놓는 딸기처럼, 이들의 세상은 딸기를 중심으로 굴러간다. 아니, 사실 딸기는 모든 것이다. 딸기는 블랙홀처럼 전 세계의 가난한 여자애들을 이주 노동자로 불러 모은다. 딸기는 돈이 되고, 돈은 총알이 되어 국경 너머 사방으로 지뢰처럼 터져 나간다. 딸기는 사슬처럼 여자애들의 손을 묶지만, 딸기를 따는 손은 노동하는 다른 손을 궁금해하며 넝쿨처럼 뻗어 나간다. 길 건너 비닐하우스에서 깻잎을 따는 손, 돼지와 닭과 함께 갇힌 손, 커다란 기계에 끼인 손, 뜨거운 쇳물을 뒤집어쓴 손, 죽어 가며 온기를 찾는 손, 그리고 미얀마 강가에서 생선을 손질하는 엄마의 손까지. 그 손들을 잊지 않으려, 때로는 닿으려, 샤빼는 말하고 또 말한다.

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이 딸기밭에서, 끔찍하게 싫지만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실체 ‘딸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해 보려 한다. 가설을 세우고 분석하며, 논증하고 정의 내리며, 때로는 반박하고 전복하며, 지금 발붙인 이 땅에서 희박하기만 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탐구하고 탐험한다. 그렇게 한 편의 아름다운 ‘딸기 이론’이 완성된다. 곁에 두고도 몰랐던 세계, 그러나 우리의 삶과 평행우주처럼 닮은 그 세계가 우리 앞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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