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합일, 아프락사스
작품 첫머리에서 프란츠 크로머의 위협으로 두려움에 빠져 있던 싱클레어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데미안. 그는 기독교에 등장하는 최초의 살인자 카인에 대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해석을 내린다. 카인의 이마에 붙은 표식은 단순히 살인자의 표식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담대함이거나 용기, 또는 개성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카인은 자기의 세계를 깨뜨리고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 자기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는 자인 셈이다.
그런 뜻에서 아프락사스는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는 카인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면서, 대립되는 것들의 통일과 조화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아프락사스’라는 이름은 싱클레어가 김나지움에 다니고 있을 때 데미안이 보낸 쪽지에서 처음 나오는데,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과제를 지닌 신성神性의 이름’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이른바 대립되는 두 세계의 조화와 합일을 향해 가는, 인간 속에 존재하는 힘이 바로 아프락사스인 것이다.
작품의 말미에서 싱클레어가 데미안과 ‘나’가 합치된 듯한 느낌을 받는 부분이 있다. 그동안의 혼돈을 이겨내고 자유롭게 나는 아프락사스의 모습과 겹쳐지는 대목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알 속에 갇힌 아프락사스가 아닐까?
현직 국어 선생님의 꼼꼼하고도 풍성한 해설
본문 말미에는 대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작가의 연보나 생애, 관련 흑백 사진 몇 장, 혹은 평론 수준의 딱딱한 해설이 실려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은 다르다. 강혜원(서울 경복고 국어 교사), 계득성(서울 신목고 국어 교사), 전종옥(서울 목운중 국어 교사), 송수진(경기 덕소중 국어 교사) 등의 현직 국어 교사를 기획위원으로 위촉한 뒤, 현장에서 경험한 청소년들의 요구와 필요에 걸맞은 해설을 직접 쓰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친절한 해설은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백 년 이백 년 전의 세계 명작을 왜 지금 굳이 읽어야 하는지, 현재적 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게다가 재미있고 풍성한 정보 팁과 시각 자료를 함께 싣고 있어서 실질적인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을 넘어 보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게 했다.
추천의 말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뒤쪽에 있는 ‘제대로 읽기’ 부분이었다. ‘제대로 읽기’에서는 단순히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작품의 구성은 물론 그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시대 상황, 그리고 현재적 의미까지 짚어 내고 있어서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을 읽으면서 같은 작품이라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혜원, 민족사관고등학교 10학년
세월이 흐르고 사는 모습은 달라져도,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삶의 진실은 여전히 변치 않고 존재한다. 고전 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강혜원, 서울 경기상고 국어 교사
청소년 시절에 읽은 좋은 책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한 것과 같은 소중한 경험이 된다. 그 여행을 통해 청소년들은 ‘나’를 바로 세우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연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은 이 길에 놓인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이응인, 경남 세종중학교 국어 교사
세계 명작을 제대로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럿이 함께’ 읽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작품이 지닌 풍부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서를 공유하고 신뢰감을 배우게 된다. 이 시리즈의 자랑 가운데 하나인 ‘제대로 읽기’는 청소년들이 함께 읽고 토론을 벌이기에 안성맞춤이다. ―박진향, 대교 솔루니 독서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