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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 (미니 에디션 더 쏙)
글쓴이
허수경 저
출판사
난다
출판일
2026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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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허수경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얻어놓고 유랑을 하는 것처럼 독일에서 살면서 공부했고, 여름방학이면 그 방마저 독일에 두고 오리엔트로 발굴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발굴장의 숙소는 텐트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임시로 지어진 방이었다. 발굴을 하면서,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도시들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 도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상에서 영원히 거처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사무치게 알았다.

서울에서 살 때 두 권의 시집『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했다. 두번째 시집인『혼자 가는 먼 집』의 제목을 정할 때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자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독일에서 살면서 세번째 시집『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참 많은 폐허 도시를 보고 난 뒤였다. 나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다. 물질이든 생명이든 유한한 주기를 살다가 사라져갈 때 그들의 영혼은 어디인가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동화책『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독일에서 투병 중 별세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오래된 시간의 영혼을 노래하는 시인이자 한국 서정시의 독보적인 존재 허수경.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하고 『혼자 가는 먼 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등을 펴내며,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유고 시집 『만일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이 난다시편 9번으로 출간된다.

2018년 시인이 세상을 떠나고 8년. 6월 9일 시인의 생일에 그의 유고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을 내어본다. 그간 오롯했던 시인의 침묵 가운데 들어보게 된 42편의 반가운 시의 메아리다. 시인의 편지를 대신하여 시인의 산문 세 편을 얹었으며 표제작 「만일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Should You Go Before Me)」을 소제(Soje)의 번역으로 영문 수록했다. 2018년 이육사문학상 수상 당시, 김민정 시인에게 대독을 부탁한 수상 소감이자 시인이 지상에 친필로 남긴 마지막 시인의 말을 유고 시집의 머리로 삼았다.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한 장 한 장” 들을 수 있게 된 귀하디귀한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이면서 그가 지상에 남기는 마지막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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