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말하던 작가는 어떻게 ‘악의 제국’이 되었는가.
『악의 제국』은 정의를 외치던 한 인간이 부와 성공, 자기합리화의 제국 속에서 얼마나 차갑고 추악하게 변질될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죽음, 폭발적인 상업적 성공, 막대한 금융 자산, 완벽하게 연출된 품위 있는 삶. 모든 것을 가진 작가 송산은 이제 스스로를 승리자라 믿는다. 그러나 사후 공개를 전제로 한 한 편의 인터뷰 앞에서, 그가 평생 숨겨온 위선과 비겁함, 그리고 끝내 지워지지 않는 죄의 흔적이 하나씩 드러난다.
이 작품은 단순한 몰락담이 아니다. 정의를 상품처럼 소비하는 시대, 신념마저 이미지로 포장되는 세계, 악이 더 이상 소리치지 않고 세련된 언어와 고급스러운 외관 속에 숨어드는 현실을 날카롭게 찢어낸다. 『악의 제국』은 독자에게 묻는다.
악은 괴물의 얼굴로 오는가, 아니면 성공한 인간의 미소로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