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쉼표를 맡겨 봐, 느낌표로 만들어 줄게』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삶과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한층 깊어진 형태로 집약된 결실이다. 가족과 유년의 기억, 여성의 삶, 사랑과 이별, 상실과 회복, 노년과 죽음, 그리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까지 폭넓은 주제들이 시인의 독창적인 상상력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버퍼링, 틱톡, 육각형 인간, 불쾌한 골짜기, 사건의 지평선 같은 동시대의 언어들은 성향숙 시인의 시 안에서 현대의 인간 존재를 성찰하는 상징으로 변모한다.
문학평론가 김지윤은 해설 「에피파니의 자리」에서 이번 시집을 “닫힌 세계에 균열을 내는 시”라고 규정하며, “현실이 얼마나 촘촘하게 닫혀 있는지, 탈출의 언어조차 그 폐쇄성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가능한 정밀하게 대면하며 자신의 언어로 닫힌 벽에 균열을 내는 것”이 성향숙 시인의 시가 택한 방식이라고 평한다.